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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가 넘으면 연세대 후문 쪽 산책로는 8m 앞도 안 보일 만큼 어둡습니다. 그 어둠 속에서 복면을 쓴 남자가 알몸으로 나타난 지 벌써 석 달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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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신고가 들어온 게 6월이었습니다
서대문구 안산 자락과 연세대 교정 일대에서 여성을 뒤쫓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남자가 있습니다.
얼굴은 복면으로 가리고 몸은 완전히 드러낸 채였다는 게 피해자들의 공통된 진술입니다.
6월 첫 신고 이후 7월, 그리고 지난달 19일 밤까지 같은 수법이 반복됐어요.
석 달째 같은 사람이 같은 동네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아직 신원조차 특정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답답한 부분이죠.

왜 하필 복면이었을까
전문가들은 이 남자가 알몸인데도 복면을 쓴 점을 먼저 짚었습니다.
얼굴은 감추고 몸은 드러내는 이 모순된 조합이 핵심이라는 겁니다.
정체를 숨긴 채 상대에게 공포를 주고 그 반응에서 쾌감을 얻는다는 분석이에요.
단순한 노출이 아니라 상대의 감정을 지배하려는 심리라는 설명입니다.
누군가의 당혹감 자체를 즐기는 유형이라면 재범 가능성도 훨씬 높아집니다.

어두운 길목만 골라 나타난 겁니다
범행 장소가 매번 가로등이 드문 산자락 길목이라는 점도 짚어볼 부분입니다.
연세대 기숙사 주변은 밤에 8m 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다고 해요.
CCTV 사각지대가 많은 데다 도주 경로도 여러 갈래로 뻗어 있습니다.
자신은 드러내면서 잡히지는 않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얘기죠.
우연히 그 길을 걸었던 게 아니라 골라서 나타난 셈입니다.

결국 경찰청장이 직접 걸었습니다
석 달째 검거 소식이 없자 서울경찰청장이 직접 현장에 나섰어요.
지난 9일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이 연세대 후면길과 안산 산책로를 도보로 점검했습니다.
현장에서 그는 "경찰의 존재 이유는 범죄 예방"이라며 조속한 검거를 지시했죠.
제복 입은 경찰관이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경찰은 광역예방순찰대와 기동부대를 투입하고 영상 순찰도 함께 돌리고 있어요.

학교 앞을 걷는 사람들의 반응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석 달이면 너무 오래 걸린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가장 많았어요.
밤에 도서관에서 나오는 길이 무섭다며 귀가 시간을 앞당긴다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기숙사생들 사이에서는 야간 외출을 아예 줄이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해요.
실제로 밤마다 그 길을 걷던 주민 입장에서는 남 일 같지 않은 상황이죠.

캠퍼스가 조용해질 때까지
이 사건을 보면서 요즘 밤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캠퍼스 주변이나 산책로처럼 어두운 길은 혼자 걷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에요.
귀가할 때는 밝은 큰길 위주로 이동하고 가능하면 동행을 구하는 게 낫습니다.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망설이지 말고 112에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석 달째 같은 어둠 속에서 같은 사람이 걸어 다니고 있다는 사실, 그게 제일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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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하나 못 잡아서 3개월입니다. 그 시간 동안 몇 명이 그 길을 지나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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