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한 번 해보기도 전에 고발장이 세 장이나 접수됐습니다. 연구소는 정책 개발에 써야 할 국고보조금 4억여 원을 가져가 놓고, 실제 연구에는 고작 1546만원만 썼다는 겁니다. 남은 돈은 대부분 인건비와 월세, 심지어 당내 인사 몫으로 흘러갔다고 하니, 듣기만 해도 어지럽네요.
|
한창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로 바쁠 용혜인 후보자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장을 냈는데, 이게 벌써 세 번째입니다. 앞서 다른 시민단체와 정치권 인사들도 비슷한 내용으로 고발했으니까요. 공직 후보자가 이렇게 많은 고발을 당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 사람들 반응은 "이쯤 되면 뭔가 있으니까 그러는 거 아니냐"는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35만원 월세, 왜 연구소가 냈을까
고발 내용의 핵심은 기본소득정책연구소가 지난 2022년 8월부터 1년 동안 서울 마포구에 있는 알바연대 사무실의 월세와 관리비로 매달 35만원을 지급한 부분입니다. 알바연대는 용 후보자가 과거 활동했던 시민단체입니다. 그런데 당시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정책연구소의 이사장이었습니다. 자신이 이끄는 연구소가 국고보조금으로, 자신이 몸담았던 다른 단체의 운영비를 대신 내준 구조인 셈입니다. 연구소는 정책 연구를 하는 곳이지, 다른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곳이 아닌데 말이죠.
이 전 의원은 이 부분을 두고 "정당이 가족회사처럼 운영됐다"고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연구소가 알바연대에 보낸 돈은 월세만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해 7월에는 이사비용까지 기본소득당 중앙당 보조금으로 처리했다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걸 두고 "정책연구소가 왜 다른 단체 사무실을 책임지고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7년간 4억 수입, 연구비는 3.7%뿐
숫자를 좀 더 뜯어보겠습니다. 이 전 의원 측 자료를 보면, 기본소득정책연구소는 최근 7년간 국고보조금 등으로 약 4억 1200만원의 수입을 올렸습니다. 정책연구소이니 당연히 연구 활동에 많은 돈을 썼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그런데 실제 집행된 정책연구비는 고작 1546만원입니다. 전체 수입의 3.7%에 불과한 금액입니다. 반면 인건비로 지출된 금액은 2억 7696만원으로, 전체의 67%를 넘습니다.
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이 연구에는 거의 돈을 쓰지 않고, 사람들 급여를 주는 데 혈세를 쏟아부은 겁니다. 이 전 의원은 "국민 혈세인 국고보조금이 측근 인건비와 부적절한 비용으로 충당됐다"고 주장합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연구소 이름만 걸어두고 사실상 사조직을 운영한 것 아니냐", "정책연구 1546만원이면 연구원 한 명 월급도 안 되는 금액"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내 인사 몫 1400만원짜리 연구용역
고발장에는 당내 인사들에게 돌아간 연구용역비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정책연구용역은 보통 외부 전문기관이나 학계에 의뢰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받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기본소득정책연구소는 당내 인사들에게 건당 최대 1400만원의 연구용역비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전 의원은 "연구라는 명목으로 당직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습니다. 실제로 이 연구용역들이 제대로 수행됐는지, 결과물이 남아있는지조차 확인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연구용역을 가장한 불법 정치자금 지원 정황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청문회 준비에 한창인 후보자 측으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3000만원 빌려준 돈, 혈세로 갚은 사연
또 하나 걸리는 대목이 있습니다. 용 후보자가 중앙당사 이전 자금 명목으로 당에 빌려준 3000만원을, 당이 국고보조금으로 상환했다는 겁니다. 개인이 정당에 돈을 빌려주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문제는 상환资金来源이 국고보조금이라는 점입니다. 국고보조금은 애초에 용도가 정해진 공적 자금이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에선 이 대목이 앞서 제기된 남편 급여 지급 의혹과도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용 후보자가 약 3억원의 정치자금을 특별당비로 납부한 뒤, 그 자금으로 남편에게 급여를 지급했다는 내용입니다. 당 대표 개인의 자금 흐름과 당의 공적 자금 관리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고 한 몸처럼 움직였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시민단체 출신 인사가 오히려 가장 정치자금법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닌지,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습니다.

3번째 고발, 죄목이 달라지는 이유
사실 이번이 첫 고발이었다면 "정치적 공세"라고 치부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벌써 세 번째입니다. 가족 여행 중 공항 귀빈실 이용 의혹, 남편 급여 지급 의혹, 그리고 이번 국고보조금 유용 의혹까지. 모든 사안의 중심에는 용 후보자 개인과 가족, 측근이 있습니다. 공직 후보자가 가장 민감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해충돌과 도덕성인데, 정작 그 부분에서 계속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건은 단순 도덕성 차원을 넘어 법적 책임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 고발이 정치자금법 위반에 집중됐다면, 이번에는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국고보조금 관리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묻는 겁니다. 고발 건수가 늘수록 죄목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건, 그만큼 수사가 깊게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청문회 앞두고 터진 변수, 이 숫자가 말하는 것
정책연구비 1546만원, 인건비 2억 7696만원. 연구소 수입 4억 1200만원 중 연구에 쓴 돈은 3.7%에 불과하다는 이 숫자. 국민 혈세가 정말로 정책 개발을 위해 쓰였다면 이런 구조가 나올 수 없습니다. 연구소가 아니라 인건비 지급 창구 역할을 한 게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번 고발은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야당의 공세는 불 보듯 뻔하고, 국고보조금 사용 내역은 자료로 확인이 가능한 영역이라 진위 여부가 명확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용 후보자 측의 해명보다는 경찰이 얼마나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에 착수하느냐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국고보조금은 말 그대로 국민的血세로 채워지는 공적 자금입니다. 이 자금이 정해진 용도와 다르게 쓰였다면, 그 규모가 작든 크든 원칙적으로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장관 후보자라는 지위가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