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부터 지난 6월까지 철도에서 벌어진 범죄가 1만 5177건입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매일 그 길을 지나는 평범한 시민들이라는 게 걸립니다.
|

▌ 검거율 92%가 왜 안심이 안 될까요
숫자만 보면 굉장히 잘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검거율은 92.0%입니다.
1만 3958건을 검거했다니 체감상으로는 꽤 든든한 수치죠.
그런데 발생 건수 자체는 2021년 2136건에서 지난해 3039건으로 올라섰습니다.
4년 만에 42.3%나 늘어난 건데, 잘 잡는 것과 안 벌어지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잖아요.

▌ 열차 안에서 열 번 중 세 번이 성폭력이라고요?
유형별로 뜯어보면 성폭력이 4701건으로 전체의 31.0%를 차지합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855건꼴로, 하루에 두 건 넘게 성폭력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폭력 3148건(20.7%), 절도 1938건(12.8%)이 그 뒤를 잇는데 성폭력이 압도적 1위입니다.
철도안전법 위반 908건(6.0%)과 비교하면 규모 차이가 확실히 느껴지죠.
매일 아침 그 열차를 타는 사람 입장에서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전체 1위와 성범죄 1위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최근 5년간 철도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역은 부산역으로 379건이었습니다.
서울역 359건, 수원역 305건, 동대구역 262건, 용산역 251건이 뒤를 이었고요.
그런데 성범죄만 따로 떼어놓으면 순위가 완전히 뒤집힙니다.
수원역이 92건으로 1위, 신도림역 56건, 홍대입구역·왕십리역·부산역이 각각 47건입니다.
|
전체 범죄 3위였던 수원역이 성범죄에서는 1위로 올라섰습니다.
|
강남이나 서울역이 아닌 수원역이라는 점이 상당히 의외로 다가옵니다.

▌ 신도림·홍대입구·왕십리의 공통점이 뭘까요
신도림, 홍대입구, 왕십리 모두 환승 수요가 몰리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수원역도 경기 남부의 대표 거점역이라 하루 이용객이 상당합니다.
붐비는 시간대에 인파에 섞여 범행이 이뤄지면 피해자가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신고가 늦어지고 증거 확보도 힘들어지는 구조라는 게 문제입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역일수록 범죄자에게도 기회가 열리는 셈이죠.
저희에게는 그냥 지나가는 공간인데 누군가에겐 범행 장소가 되고 있는 겁니다.

▌ 순찰 강화만으로 충분할까요
황희 의원은 철도와 역사 내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요 거점 역사를 중심으로 순찰 강화와 CCTV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요.
철도특별사법경찰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것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숫자로는 92%가 훌륭해 보여도 하루 2건 넘게 벌어지는 상황을 줄이는 게 먼저라는 목소리입니다.
지난해 발생 건수가 4년 전보다 42% 넘게 늘었다는 건 대책이 아직 못 따라가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 숫자를 보고 나면 고개가 한 번 돌아갑니다
성범죄는 다른 범죄와 달리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오래갑니다.
그 장소가 매일 타는 지하철과 기차 안이라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죠.
피해자는 이후에도 같은 노선과 같은 역을 계속 이용해야 하니까요.
수원역 92건, 신도림역 56건이라는 숫자는 결국 그 동선을 쓰는 시민들의 불안과 직결됩니다.
이 자료를 보고 나니 무심코 지나치던 역사 안에서 한 번쯤 뒤를 돌아보게 되더군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