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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수업 준비물을 사러 갔던 중학교 1학년 아이가 가격표도 없는 탁구채 두 개를 14만 원에 결제했다. 부모가 17분 만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점주는 영수증 한 줄로 거절했고, 알고 보니 같은 제품의 시중 가격은 고작 1만 6000원이었다. 이 사연이 퍼지자 해당 매장의 과거까지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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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평소처럼 학교 준비물을 사러 문구점에 갔다고 연락해왔을 때만 해도 A 씨는 아무런 의심이 없었다. 그런데 카드 승인 문자에 찍힌 금액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중학생이 문구점에서 쓸 돈이라고 보기엔 터무니없는 14만 9800원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왜 가격도 모르고 카드를 건넸을까
B 군은 매장에서 탁구채 위치를 물었고, 점주가 직접 제품을 찾아 건네줬다고 한다. 여기까진 친절해 보인다. 하지만 아이가 계산대로 가져간 탁구채에는 가격표가 하나도 없었다. 옆에 있던 탁구공과 볼펜까지 고른 아이는 계산대에서 자연스럽게 카드를 꺼냈고, 점주는 가격을 알려주지 않은 채 결제를 진행했다.
영수증을 받아든 뒤에야 아이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탁구채 한 개가 7만 원, 두 개가 14만 원이었고 다른 물품까지 합쳐 최종 결제금액이 14만 9800원이었다. 영수증에는 이 탁구채가 '잡화'로 분류돼 있었다는 게 더 황당하다.

17분 만에 걸린 환불 요청, 돌아온 답변은?
결제 문자를 확인한 A 씨는 곧바로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인터넷에서 같은 모델의 탁구채를 검색했다. 그런데 시중 가격이 고작 1만 6000원이었다. 무려 4배 이상 비싸게 판매된 셈이다. A 씨는 결제가 이뤄진 지 불과 17분 만에 매장에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점주는 영수증 하단에 적힌 '스포츠용품은 교환·반품 불가' 문구 하나로 거절했다. A 씨의 아내가 같은 날 다시 전화로 환불을 요구했지만 입장은 끝내 바뀌지 않았다. 문제는 아이가 결제 전에 이런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가격표도 없었고, 환불이 안 된다는 공지도 없었다.

본사도 인정한 과도한 가격, 하지만 어쩔 수 없다?
A 씨는 다음 날 해당 문구점 본사에 연락해 중재를 요청했다. 본사는 가맹점이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구조라며, 판매 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강제로 환불시킬 수는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소비자상담센터에 문의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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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일반적인 오프라인 매장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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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7일 이내 청약철회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는 점주의 말이 틀리지 않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는가 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그 가게 유명하다"…누리꾼이 털어낸 과거
A 씨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자 반응은 뜨거웠다. 그런데 놀라운 건 댓글의 상당수가 이 매장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반응했다는 점이다. "동탄 그 문구점 유명하다", "리뷰 보니 사장이 원래 그런 사람이다" 같은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과거에도 비슷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가격표 없이 물건을 진열해두고 계산대에선 그냥 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환불도 안 해주고 가격 덤터기까지", "10만 원 때문에 가게 문 닫게 생겼다"며 해당 매장 이름까지 특정해가며 비판을 이어갔다.

가격표 없는 진열, 불법이 아니라는 게 함정
현행법상 오프라인 매장에 가격표 부착은 의무가 아니다. 다만 소비자가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할 책임은 있다. 소비자기본법상 사업자는 소비자가 물품 가격을 잘못 인식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실제 분쟁이 발생하면 '소비자가 가격을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 먼저 지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은 미성년자 소비자를 상대로 한 판매 행위의 사각지대를 여실히 보여준다. 가격 비교가 어려운 청소년이나 노약자가 이런 관행의 주요 피해 대상이 된다는 건 업계에서도 오래된 논란거리다.

돌아온 건 14만 원짜리 교훈,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이 사건의 핵심은 환불 여부 그 자체보다, 가격 비교가 어려운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가격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판매 관행이다. 시중가의 4배가 넘는 가격에 물건을 팔면서도 가격표도 없이, 미성년자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판매한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아직 환불을 받지 못했다는 A 씨 가족의 사연은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무방비하게 소비 생활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특히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물건을 살 때 가격을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가르쳐야 한다. 1만 6000원짜리 탁구채 하나가 던진 질문이, 앞으로 비슷한 피해를 막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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