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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지난 8개월 사이 임플란트 수술을 받던 70대 환자 두 명이 잇따라 사망했다. 해당 치과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들은 수면마취가 의사가 아닌 간호사에 의해 이뤄졌고, 집도의는 무전기로 원격 지시만 내렸다고 증언해 의료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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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던 70대 여성 환자가 의식을 잃고 인근 응급실로 이송됐다. 병원에 도착한 지 하루 만에 끝내 숨을 거둔 이 환자의 딸 A씨는 어머니의 죽음이 석연치 않아 경찰에 CCTV 열람을 요청했다. 이후 A씨는 직접 영상을 1분 단위로 나눠 기록하며 당시 수술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했다. A씨가 확보한 기록에 따르면 어머니는 수술실에 들어간 지 약 2분 만에 수면마취가 시작됐다. 문제는 마취제를 투여한 사람이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였다는 점이다. 해당 치과에는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았고, 수면마취 전 과정을 간호사가 도맡은 정황이 CCTV와 전 직원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사건의 발단
A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간호사가 수액이 연결된 정맥에 수면마취제를 직접 투여하는 모습을 CCTV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수술실에서는 간호사로 보이는 인물의 비명 소리가 났고, 119 구급대원이 도착해 보호자를 찾는 과정에서 A씨는 어머니의 성함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전해진다. 숨진 환자는 임플란트 수술을 위해 치과를 찾았다가 수술 시작 직후 상태가 급변했다. 수술실 내부에서 제대로 된 마취 모니터링이 이뤄졌는지, 환자의 활력 징후를 누가 얼마나 자주 확인했는지가 이 사건의 핵심 의문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병원 측이 홍보해 온 안전 관리 시스템과 실제 현장의 모습이 크게 달랐다는 점에서 신뢰성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홍보와 현실의 괴리
사고가 발생한 치과는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마취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며 혈압 등 활력 징후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안전한 수술 환경을 강조해 왔다. 실제로 해당 치과는 강남의 유명 치과로 알려지며 많은 환자가 찾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근무한 전 직원 B씨는 마취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전 직원 C씨의 증언은 더욱 구체적이다. 의사가 수술실에 함께 있었지만 직접 마취 상태를 살피지 않고 무전기로 지시만 내렸다는 것이다. 간호사가 혈압 저하를 무전으로 보고하면 의사는 약을 더 투여하라고 답했고, 간호사가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 반복됐다고 C씨는 전했다. C씨는 직원들조차 이런 업무 방식이 정상적인지 의문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비어 있던 기록지
A씨가 확보한 당일 수술 기록지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발견됐다. 마취 중 반드시 기록해야 할 환자 상태, 활력 징후, 투약 시간 등 핵심 항목이 모두 비어 있었다. 마취 진행 과정에서 누군가 환자를 제대로 관찰하고 기록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CCTV 영상에서도 마취 상태의 환자를 전담해 감시하는 인력은 발견되지 않았다. 홍보 영상에서 보여준 혈압 확인 장면과 달리 실제 수술실은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였다는 것이다. 더구나 해당 치과에서는 지난 5월에도 비슷한 방식의 임플란트 수술 중 70대 환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과 8개월 사이 두 명의 환자가 같은 치과에서 목숨을 잃은 셈이다.

의료계의 경고
대한치과의사협회 공보이사 손병진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해 수면마취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의료 행위라며, 이를 간호사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의료법상 위임 한계를 벗어난 무면허 의료행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주의 부족이 아니라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수면마취는 환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호흡 저하나 혈압 강하 같은 응급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마취과 전문의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전담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의사가 무전기로 약 투여를 지시하는 사이 환자의 생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위험하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치과 측 반응과 수사 향방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치과 측은 해당 사실은 있을 수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각자 의료진의 업무 범위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을 진행하며 관리 중이라는 입장문을 냈지만, 이미 두 명의 생명이 사라지고 전 직원들의 구체적인 증언까지 나온 상황에서 단순 해명으로 넘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강남구 보건소는 무면허 의료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확인되면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 사고까지 발생한 만큼 행정처분 이상의 법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법 위반을 넘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가 경찰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환자가 알아야 할 안전 수칙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 전 수면마취를 시행하는 경우는 이제 드물지 않다. 치과 공포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유용한 방법이지만, 그만큼 마취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수면마취는 전신마취보다 가볍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식을 잃는 순간 호흡과 혈압 관리가 생명을 좌우한다. 실제로 수술대 위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상당수는 마취와 연관돼 있다는 게 의학계의 오랜 지적이다.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병원의 규모나 시설이 아니라 마취 담당 의료진이 누구인지, 마취과 전문의가 실제로 상주하는지를 수술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려한 인테리어보다 내 생명을 지켜줄 의료진의 자격과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 8개월 사이 같은 치과에서 두 명의 환자가 숨진 것은 결코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보건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의료계 전반의 마취 관리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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